교직에 들어서서 몇해 되지 않아 뼈저리게 느끼게 된 것이 있었습니다. 진정으로 누군가를 위하고자 하는 사람은 늘 칼날을 쥘 수밖에 없고... 반대로 누군가를 자신의 이익을 위한 도구 정도로밖에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은 항상 칼자루를 쥐게 되더라구요.

주량이 소주 한 두잔 정도이고... 서너잔만 들어가도 쭈그리고 앉아 그날 먹은 안주를 꼼꼼하게 확인을 해야 하다 보니 술은 즐기지 못합니다. 게다가 어려서부터 술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어 술을 혐오한다고 하는것이 맞겠네요.

오래 전... 어떤 사건이 발생하고... 그 사건을 이용해 이득을 취하려는 자들은 웃으며 칼자루를 쥐고 흔드는데... 칼날을 쥘 수밖에 없는 저는 너무나 아프고 분해서 집에 들어가다 집 근처 포장마차에서 혼자 소주 한병을 거의 비운 적이 있었습니다.

그날 집에서는 난리가 났었죠. 양변기를 끌어안고 다 게워내면서 학교 그만둔다고... 펑펑 울었습니다. 저런 XX들과 같이 선생을 하는게 너무 창피해서 못하겠다구요. 정말 한참을 목을 놓아 울었습니다.

물론 다음날 무심히 출근을 하긴 했습니다만... 오늘 문득 그 오래전 생각이 났습니다. 역시 세상은 여전히 그런 것인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