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기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삼성이 주력산업인 반도체 가격의 폭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합니다. 위기를 잘 극복하기를 바랍니다"라는 마음은 모든 한국인들의 바램일 것입니다. 그런데 삼성이 진정 잘 되는 길이 어떤가에 대한 생각은 서로 다른것 같습니다.

이병철 회장의 공과는 접어 두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라는 관점에서 이건희 회장과 이재용 부회장에 이르는 세습과정을 꼼꼼히 살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정상적인 자본주의 체제 하에서 상속세를 정직하게 내면 지속적인 세습은 어렵게 됩니다. 이것은 부의 대물림이라는 전근대적 폐단을 방지하려는 좋은 장치입니다. 그런데 불법적으로 탈세를 하거나 속여서 세습을 지속하려다 발각되었습니다. 내용은 다들 아실 것입니다. 그 손해는 대주주인 국민연금이 입었습니다. 서민들의 노후자금에 수천억씩 손해를 입히면서까지 세습을 하려는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아마도 권력을 잡은 독재자들의 마음과 비슷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국제 반도체시장이 호황을 누린 탓에 이재용이 수감되어 있었던 때도 삼성은 엄청난 수익을 올렸습니다. 이미 우수한 인력풀을 가진 회사의 힘은 오너의 부재에 크게 좌우되지 않음을 입증한 것입니다. 더 나아가 현재 한국 재벌기업의 경우에선 세습받은 오너가 없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바람직한 결과를 낳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대한항공 조양호 회장이 죽자 즉시 주식이 폭등을 한 것이나 창업자의 손자가 난폭운전하던 아시아나 항공의 몰락은 세습받은 오너의 오판이 회사의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라는 좋은 예입니다.

부도덕한 권력은 돈과 결탁하게 되어있고 재벌은 돈으로 권력을 사서 불법적 방법으로 부를 끝없이 쌓으려 합니다. 삼성이 돈으로 검사와 판사를 관리한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 되었습니다. 고 노회찬의원이 삼성과 검사들의 더러운 유착을 폭로하자 당시 정권과 사법부는 노회찬의원의 의원직을 박탈했습니다. 이건희 일가가 장악한 삼성의 더러운 힘이죠. 기술개발에 몰두하기보다 땅투기를 하고 경제가 건전해서 불필요하지만 고환율정책을 쓰면 수출품의 가격경쟁력을 높여 대기업은 손쉽게 돈을 벌 수 있습니다. 폭등한 부동산가격과 고환율의 부작용은 임대료 상승과 물가상승으로 인한 서민들의 실질소득 감소로 돌아옵니다. 이것은 소설이 아니라 지난 정권들에서 발생했던 일입니다.

정부의 정책은 성공할 수도 실패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정책의 의도는 선해야 합니다. 권력과 재벌이 국민들의 피를 빨아 양극화를 부채질 하는 것은 봉건시대의 왕과 귀족들이 가졌던 인식, 행하던 짓과 다를 바 없습니다. 삼성으로 대표되는 한국의 재벌기업이 없어도 되는 세습오너의 손아귀에서 벗어나기를 바랍니다. 유능하고 정직한 경영자가 회장이 되어 정직한 방법으로 주주들에게 이익을 가져다 주기를 또한 바랍니다. 그래서 거대 주주인 국민연금도 더 많은 돈을 벌면 그 혜택은 오로지 서민들이 가져가게 될 테니까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때 끝까지 반대했던 한화 투자증권 주진형 사장은 삼성이 불법적으로 상속세를 탈루하려는 것만 본 것이 아닙니다. 그 더러운 행위가 현재의 삼성을 있게 해 준 국가와 국민을 반역하는 행위라고 본 것입니다. 물론 저도 전적으로 동의하구요. 법을 어겼으면 엄한 벌을 받아야 다시는 그런 이적행위를 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