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여름과 함께 사라지지 않는 코로나 속에서도 모두 무탈하신지 궁금합니다.
저는 올해도 작년처럼 백두대간 종주 라이딩을 2번 완성했습니다.
지난 7월 31일에 완성한 <9차 백두대간 종주 라이딩>을 총결산하여 글을 썼습니다.
모두 건강 잘 지키시고 늘 그렇듯이 안전하고 행복한 라이딩 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행운유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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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에는 작년과 마찬가지로 백두대간 종주 라이딩을 두 번 완성했다.
첫 번째는 8차인데 2월 12일에 첫 구간을 시작하고 5월 8일에 마지막 구간을 달렸다.
https://blog.naver.com/meinweg1961/222734332647
(2022년) 8차 백두대간 종주 라이딩 총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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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차 백두대간 종주 라이딩은 내가 2014년에 백두대간 라이딩에 첫발을 내딛고 올해까지 9차례 완주하는 동안 우여곡절이
제일 많았던 라이딩이다.
DNQ라도 해보고 싶은 마음에 시작한 <랜도너스 백두대간 PT-25 코스>를 제대로 DNQ도 못해봤으며,
5구간을 달릴 때는 라이딩 도중에 설사를 6번이나 했는가 하면, 7구간에서는 진고개 다운힐에서 처음으로 헬멧이 깨질
정도로 무서운 낙차까지 경험했다.
그런가 하면 잠시 방심하면서 잘 아는 길을 잘못 들어서 되돌아 나온 것이나, 라이딩 도중에 가장 굵은 빗줄기를 맞으면서
1시간을 달린 것도 백두대간 종주 라이딩에서는 모두 처음 경험한 것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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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구간 (5월 20일, 28일, 6월 4일)
괘방령~도덕재~적상산~구천동터널/치마재~도마령~우두령~마산령/안간재~부항령~덕산재~배탯재~고웅고개/군암재~소사고개~
덕지삼거터널/오두재~빼재~칡목재~남령~육십령~무룡고개~복성이재~매치재~지안재~오도재~여원재~밤재터널~성삼재~정령치,
531.61km / 10569m
8차를 완성한 후 12일이 지난 5월 20일 첫 구간을 달리기 시작했다.
당초 계획은 랜도너스 백두대간 PT-25 코스를 나의 페이스대로 달리면서 DNQ라도 하는 것이 목표였지만,
그것마저도 결국 실패했다.
랜도너스 PT-25를 코스 그대로 달리면 448km 거리에 획득고도 10789m라고 하는데, 나는 더 길게 달렸음에도 불구하고
획득고도가 더 낮다.
이것은 측정 기기에 따라서 편차가 크다는 걸 의미하기 때문에 고도가 적어도 1만m는 넘는다고 생각하면 된다.
；처음에는 무박이건 숙박을 하건 간에 도중에 중단하지 않고 전 구간을 계속 이어서 달리려고 했지만,
나의 체력과 능력 그리고 실력이 모자라는 데다가 해가 지면서 몰려오는 추위가 나로 하여금 애초의 계획을 중단하게
만들었다.
그래서 나는 레전드 랜도너들과는 달리 3개의 구간으로 나누게 되었고, 그렇게 해서라도 랜도너스 PT-25 코스를
그대로 따라서 달렸으며, 그 결과에 만족하면서도 나의 한계를 분명히 알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그와 동시에 백두대간 PT 시리즈를 제대로 완성하는 랜도너들은 도대체 어떤 사람들인지 무척 궁금해졌다.
어떻게 훈련하고 준비해서 달려야 제대로 완성할 수 있다는 것인지 여전히 궁금하다.
작년에 환갑을 지난 내가 만일 10년만 젊다고 가정하면, 나도 성공할 수 있을까?
어찌보면 쓸데없는 가정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만 아무리 그렇게 가정해보아도 나도 성공할 수 있겠다는 생각은
쉽게 들지 않는다.
때문에 그런 랜도너들이 더욱 위대해 보이는 건 당연지사이다.
랜도너스 백두대간 PT-25 코스를 진한 아쉬움 속에 마무리 하고 9차 4구간은 춘양터미널을 출발점으로 정했다.
그 까닭은 랜도너스 백두대간 PT-21 코스의 출발점이 바로 춘양터미널인데, 혹시 내가 PT-21이라도 DNQ를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허황된 생각을 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출발하면서부터 지금까지처럼 나만의 백두대간 종주 라이딩 코스를 달리자고 마음 먹었다.
하지만 달리는 도중에는, 혹시라도 체력이 남고 지치지 않으면 백두대간 PT-21 코스를 살짝 변형하여 계속 달려보자는
생각도 했지만,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4구간을 마무리했다.
나는 이 구간의 주실령~마구령~고치령을 <악마의 삼지창>이라고 부르는데, 이번에는 여기에 더해서 죽령도 함께 넘었다.
고치령 다운힐 때까지만 해도 밤을 새워 계속 달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고치령에서부터 죽령으로 달리는 길에서
이미 뜨거워진 날씨에 쉽게 지쳤고, 죽령 업힐 동안에 이번 라이딩의 마무리를 결정하였다.
1~4구간까지 달린 후 계속해서 진한 아쉬움이 가시지 않았다.
이제 본격적인 방학이고, 그래서 이번에야말로 정말 마음을 다잡았다.
비록 초반에는 제법 빡센 몇 개의 고개를 넘어야 하지만, 초반만 지나고 나면 나머지 고개들은 거의 평지처럼 달리는
중간에 나즈막한 낙타등을 넘어가는, 백두대간 구간 중에 제일 쉬운 구간이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고개는 모두 20개이지만 획득고도는 5000m가 넘지 않는다.
그렇게 준비하면서, 대신 마지막 종착지를 내가 살고 있는 대구 지하철 2호선 기점이자 종착역인 문양역으로 정했고,
45도가 넘는 불볕 더위 속에서도 결국에는 목표대로 달렸다.
그렇지만 320km 정도를 달리는 도중에 6번이나 설사를 한 것은 두고 두고 기억에 남을 일이다.
문경읍에서 콩국수를 정말 맛나게 먹었는데, 그게 생콩을 갈아서 만든 것이었는지 모르지만,
다행히 배는 아프지 않고 설사만 한 것이었다.
그렇기는 하지만 집에 도착해서도 화장실에 갔으니, 이렇게 모두 더하면 무려 7번이나 설사를 했다.
그뿐만 아니라 추풍령에 도착해서 대구까지 대중교통을 이용하고픈 마음이 간절했지만, 이용할 수 있는 대중교통이 없어서
하는 수없이 낙동강 자전거 길을 따라 달려야 했는데, 도로상의 기온이 45도가 넘어가는 것을 보고 마음이 무척
혼란스러워지기도 했다.
이런 저런 난관을 이겨내고 끝까지 달려서 대구 지하철 문양역까지 달린 것 또한 나의 라이딩 인생에서 두 번 다시
있을까 싶다.
6구간은 무엇보다도 만항재에서부터 어평재를 지나 칠룡교까지 신나게 대운힐을 하고 싶어서 출발지를
고한-사북터미널로 정했다.
이렇게 정함으로써 두문동재를 첫 고개로 삼은 것이 정말 잘한 결정이었다.
지금까지 두문동재를 넘는 게 대부분 마지막 고개로 했는데, 무지막지하게 달리는 차량들과 갓길도 없는 급경사 업힐을
해야 하는 38번 국도를 지나야 두문동재에 도착하는 것과 달리, 아직 에너지가 팔팔할 때 두문동재를 넘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실감한 라이딩 코스였다.
게다가 2014년 8월 이후 8년이 지나도록 한 번도 같은 코스를 달려보지 못한 다운힐을 다시 해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는데,
중간에 몇 개의 낮은 낙타등이 있기는 하지만 30km를 거의 다운힐만 하면 되는 코스로 달린 것이다.
그러다보니 도착지인 춘양터미널에서도 시간이 넉넉했고, 이 코스를 매년 달리고 싶은 마음도 들었다.
12일에 달린 이후 매일같이 비가 내리는 것 때문에 하늘의 눈치만 살피고 있다가 약간의 비는 맞으며 달리자는 생각에
나름대로 채비를 단단히 하고서 집을 나섰다.
이번 9차 종주 라이딩을 계획하면서 늘 준비했듯이 이번 구간을 9차를 완성하는 구간으로 삼고 달리자는 생각으로
여러 가지를 준비하다 보니까 나의 몸도 무거워졌고 자전거는 물론이었다.
또한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대구에서 속초행 심야버스를 타고 가서, 속초에서는 새벽 3시가 되기 전에 라이딩을 시작했는데,
집에 있을 때의 평소 버릇처럼 라이딩 도중에 화장실에 가야 하는 것 때문에, 화장실이 없어서 길가 풀숲에 뛰어들어야만
했던 것도 잊을 수 없는 일이 되었다.
한계령과 쇠물안골고개를 넘고 쓰리재를 향하는데, 귀둔리 가게에서 아무리 시골 가게라지만 정말 비싼 가격을 지불하고
사 마신 이온음료 때문에 정신이 나간 것이었을까?
길을 잘못 들어서 한참을 업힐했는데, 막다른 길을 만나서야 비로소 길을 잘못 든 것을 알고 되돌아 내려와야만 했던 일,
그리고 이번에는 무슨 일이 있더라도 조침령 옛길으로 올라서 조침령 표지석에서 인증샷을 찍으려고 했지만,
이번에도 하지 못했다.
다음에 조침령에 가면 어떤 일이 있더라도 조침령 옛 표지석에서 인증샷을 남길 것이다.
그리고는 구룡령을 넘고, 라이딩을 시작한지 14시간만에 처음으로 제대로 된 식사를 했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까 긴장이 풀린 것이었을까 아니면 의지가 약해졌을까?
쉬고 싶은 마음이 물밀 듯 몰려오는 게 아닌가!
그런 마음을 이기지 못하고 홍천군 내면 창촌리 시골 여관에 들어가서 퍼져버렸다.
다음날 새벽 4시가 조금 지나서 라이딩을 속행했지만 운두령을 넘고 진고개에 올랐다가 다시 원점회귀를 하면서
다운힐 하는 도중에 왼쪽 무릎을 벌에 쏘이면서, 여전히 무릎에 붙어있는 벌을 떨쳐내려다가 그만 낙차를 하고 만다.
그동안 아주 느린 속도에서 미끄러진 적은 몇 번 있었지만, 낙차로 인해 헬멧이 깨지고 등에 착용한 배낭이 낙차의
마찰열로 인해 찢어진 것은 이번이 나의 라이딩 인생에서 처음이었다.
낙차와 동시에 본능적이고 반사적으로 일어나서 팔과 어깨를 비롯해서 온몸을 움직여보니까 다행히 뼈는 이상없는 것
같아서, 무모하게도 가던 길을 계속해서 달렸다.
전날 여관에 들어가면서 다음날에는 닭목령까지만 넘고 강릉터미널로 가서 대구행 버스를 타려고 했는데,
그 정도는 계속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속행한 것이었다.
그런 사고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3시간이나 일찍 강릉터미널에 도착해서, 터미널 앞 편의점에서 캔맥주를 사서
혼자 자축할 정도로 여유를 부리기도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아무 일 없었기 때문에 다행이지, 만일 119를 불러야 할 상황이었다면 어찌됐을까?
이번 구간에서의 사건, 사고를 계기로 더욱 안전을 최우선으로 달려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
지난 구간 26일에 귀가한 다음 5일이 지나서 마지막 구간을 달리기로 했다.
코스를 살펴보니 거리도 짧고 당일 라이딩으로 시간도 넉넉하다.
그런데도 나는 전날 밤 심야버스를 타고 강릉으로 향한다.
9차의 마지막 구간인만큼 모든 걸 여유롭게 달리고 싶었기 때문이다.
장마철은 끝났다고 하는데 비는 여전히 전국에 예보되어 있다.
때문에 우중 라이딩에 대비하여 지퍼락 비닐과 우의까지 준비하여 라이딩에 나선다.
삽당령을 지나고 백복령을 넘어서 원점회귀 없이 댓재로 가기 위해서는 38번 국도를 달려야 하는데,
백두대간 종주 라이딩 코스 가운데 38번 국도만큼 피하고 싶은 도로도 없다.
그런 도로가 백복령과 댓재 사이에 놓여 있다.
도로 폭이 좁은 것은 물론이고 달리는 차량들도 덤프트럭을 비롯한 건설 차량이 많은데, 갓길도 거의 없는 도로가
바로 38번 국도이다.
그러니 어찌 그런 도로를 자전거를 타고 달리고 싶겠는가!
반대로 생각하면 차량들 입장에서는 그런 도로에 자전거가 함께 달린다니 끔찍하게도 싫을 일이라 여길 것이다.
바로 그런 이유 때문에 최대한 이른 시각에 38번 국도를 통과하고 싶었다.
또 평일보다는 일요일이라 상대적으로 출퇴근 건설 차량이 적을 걸로 예상했는데, 그런 예상이 적중했다.
마침내 38번 국도를 무사히 지나고 제법 한적한 강원남부로를 따라 달리면서, 내가 이 길을 지날 때면 반드시 찾아뵈어야
할 곳 에서 페달링을 멈추었다.
그런데 <오늘은 쉽니다.>라는 종이가 붙어 있는 게 아닌가!
그곳 사장님이 나에게 베풀어주신 고마움을 잊지 못해서, 나는 그곳을 지날 때면 반드시 찾아뵙고 인사를 드리는데,
일요일이라 그런지 아니면 휴가철이라 그런지 모르지만, 오늘은 쉰다는 종이를 보고 섭섭한 마음을 달래면서 다시 안장에
오를 수밖에 없었다.
이번에 뵙지 못한 마음과 함께 다음에는 일부러라도 찾아뵙고 또 인사드릴 생각이다.
그렇게 서운한 마음을 안고 댓재로 향하는데, 업힐이라 느릿느릿 올라가고 있으니 온갖 날파리가 얼굴 주변을 맴돌면서
괴롭힌다.
최대한 참으면서 페달을 돌려보지만, 고도 300m 지점에서 결국 항복하고는 머리와 얼굴 부위에 양봉업자들이 착용하는
방충망을 뒤집어 썼다.
여름이면 늘 갖고 다니기는 하지만, 올 여름에 이 방충망을 제대로 뒤집어 쓴 것은 처음이다.
보기에 흉할 수는 있겠지만, 날파라들의 성가심으로부터 해방되려면 이보다 더 좋은 것은 없다.
그렇게 댓재를 넘고 숙암삼거리를 거쳐 건의령터널과 삼수령으로 향하려고 안장에 앉은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부터
빗방울이 떨어지더니 금새 빗줄기가 무척 굵어진다.
아직 약한 업힐이 20km 가까이 남아 있는데 이렇게 빗줄기가 굵다면 방수 대비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속도계와 핸드폰 등에 비닐을 씌우고 나도 방수 바람막이를 입었지만, 이미 온몸은 젖은 상태였다.
중간에 있는 건의령터널은 잠시 올라갔다 내려오는 것이라 생략하기로 했다.
많은 비가 내린 것 때문이었는지 아니면 내가 후미등을 비롯해서 시인성 좋은 여러 가지 채비를 했는 덕분인지 모르지만,
나도 운전자들도 모두 서로 조심하는 가운데 무사히 태백터미널에 도착함으로써, 나는 9차 백두대간 종주 라이딩을
완성할 수 있었다.
https://blog.naver.com/meinweg1961/222837340371
9차 백두대간 종주 라이딩 완성 (8구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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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차 프롤로그
이렇게 해서 달린 전 구간의 거리는 1495.83km이고 획득고도는 28,087m였다.
백두대간 PT 시리즈도 하지 못했고 자잘한 사건 사고도 있었지만
현재의 내 능력과 실력 등에 비추어 봤을 때 불만족스러운 결과는 아니다.
나는 죽을 때까지 백두대간 라이딩을 하겠지만
다음 10차 때부터는 나 자신과 백두대간 그 자체를 의미있게 즐기고 누리면서 달리려고 한다.
개인에게 사연이 있듯이, 백두대간 고개마다 사연과 역사가 있을 것이고 남겨야 할 이야기도 있을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내일이면 사라져버릴 오늘의 풍광도 있다.
종종걸음 치지 않고 더 여유롭고 느긋하게 백두대간을 즐기면서 행복함을 느끼고 싶다.
그런 마음이라야, 지금은 갈 수 없는 북녁땅의 백두대간도 달릴 수 있지 않을까?
백두대간 종주 라이딩과 관련한 나의 소원은 북녁땅의 백두대간을 넘고 넘어서 백두산까지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것이다.
현재는 진부령에서 끊겨있는 나의 라이딩 흔적을 어떻게 하면 연결할 수 있을지 진지하게 알아봐야 한다.
우선 10차에서 그런 작업을 해야하지 않을까 싶다.
마지막으로
내가 지금까지 백두대간 종주 라이딩을 9차례 하면서도
1~5차까지는 전 구간을 연결하는 기록을 제대로 남기지 못했는데 (물론 각 구간의 기록은 거의 온전하게 가지고 있다.)
6~9차는 각각 전 구간을 산길샘 앱으로 연결하여 제대로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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